제목을 나중에 붙이는 메모

2026.04.17

제목에서 멈추다

본문은 떠오르는데 제목이 생각나지 않아 빈 화면을 오래 본 적이 있다. 제목부터 잘 붙여야 글의 방향이 정해질 것 같았다. 하지만 짧은 메모는 쓰는 동안 처음과 다른 곳으로 흘러가기도 한다. 오늘은 임시 제목을 날짜로 두었다.


다 쓴 뒤 읽기

본문을 쓰고 처음부터 읽으니 가장 구체적인 문장이 중간에 있었다. 그 문장에 등장한 물건의 이름을 제목으로 가져왔다. 전체 생각을 한 번에 설명하려던 제목보다 나중에 찾기 쉬워 보였다.


제목이 본문을 정확히 요약해야 한다는 규칙을 만들지는 않았다. 어떤 글은 장소가 어울리고 어떤 글은 질문이 어울린다. 다만 다시 열었을 때 무슨 메모인지 짐작할 수 있을 만큼만 적어 두고 싶었다.


바꿀 수 있는 이름

나중에 읽고 제목을 고쳐도 기록이 망가지는 것은 아니다. 제목은 완성의 도장이 아니라 찾아오는 표지판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. 임시로 붙여 둔 날짜를 지우고 새 이름을 적었다. 본문은 거의 그대로인데 빈 화면 앞에서 멈춰 있던 시간은 조금 줄일 수 있을 것 같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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